제20회 안동풍년민속단오제가 안동시 길안면에서 16일 오전 9시 길놀이를 시작으로 개최됐지만 한창 수업 중이여야 할 길안중학교 전교생이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행사에 동원돼 잔심부름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천여 명의 관람객이 단오제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유독 빨간 줄무늬에 흰색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행사장 구석구석에 다니며 잔심부름을 하고 심지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어른의 등쌀에 못 이겨 음식을 나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길안면 단오제에 길안중학교 47명의 전교생이 모두 동원된 것이다. 한 학생은 "여기에 나오는 것을 반대하는 학생과 찬성하는 학생들이 분분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행사에 나가는 것을 반대하더라도 선생님은 어차피 시끄러워 수업이 되질 않으니 모두 행사에 나가 일손을 도우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이 알아서 하는 문제다. 교육청에서 상관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체험학습일수도 있고..."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길안중학교 관계자 역시 "학생들 전체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때는 반대하는 학생이 없었다."라며 "행사에 참가한 학생 전체에게 대외 봉사활동 명분으로 봉사시간을 부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 같은 봉사활동을 하면 자신의 봉사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으며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일을 무엇 때문에 해야 하는지 의아해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한편 안동풍년민속단오제는 길안면단오제에서 명칭이 바뀌면서 20회를 맞게 됐다. 이날 행사는 계획된 순서가 지연되는 등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관람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관련사진>

2010-06-16 13:33:39 / 권기웅 기자(spkw77@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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