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청에서 지난 1년간 구제역 파장으로 제일 큰 고역을 치른 인물을 꼽으라면 당연히 축산과장 김윤한을 들 수 있다.

그런 그가 바쁜, 그리고 마음 아픈 와중에도 새로이 우리에게 화두를 던져주는 시집을 발간했다. "'무용총' 벽화를 보며(도서출판 天山)"란 시집으로, 퍽이나 감성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소재의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김윤한 시인은 16년전인 1995년 봄 제15회 '자유문학' 신인상을 받으면서 등단했다. 연치로 치면 꽤 오래된 고물 신인이다.

그는 공무원으로 성실히 생활하면서 산문도 쓰고 지역 '글밭' 동인으로 열심히 활동하면서 6년전인 2005년 첫 시집 "세느강 시대"를 냈다. 

첫 시집에서 그가 쓴 시 구절과 같이, 이제는 할 일을 다하고 쪼그라든 고추를 보면서 자신의 생을 돌아보았다고나 할까?

그동안 꾸준히 동인지 '글밭'을 통해서 활동하다가 다시 돌아온 김시인의 시는 오히려 담담하다. 술에 취하면 더 마시나 덜 마시나 취하긴 마찬가지 이치라고나 할지.

유난히 술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김시인. 바쁜 일상과 아픈 개인사 속에서도 그 모든것을 시로 승화해 내는, 무용총에서부터 컴퓨터 모니터 앞 커서까지 다양한 소재들과 자신의 종교까지 넘나드는 선을 탐구하는 맘으로 불심을 노래하기도 하는 그의 영혼의 자유로움이 부럽기만 하다.

김윤한의 시를 읽다보면 그의 시가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그의 생각과 사상과 종교와 감정까지 고스란히 와 닫는 것 같다.

시집의 제일 말미를 차지하고 있는, 원래는 제일 앞에 자리해야 하는 김윤한시인의 '시인의 말' -「죽기전에 '가장 절실한 시 한편'을…」에  쓴 김시인의 변을 소개한다.

첫 시집을 내면서 '시는 내게 있어 거대한 종교요,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알콜과 같은 것'이라는 말을 했다. 나이 50을 넘기면서도 아직까지 시를 쓴답시고 문림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으니까, 한편으로는 한심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비록 내 시가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이름모를 독자가 이 시집을 펴 들고 한 구절이라도 가슴으로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거만으로도 여태껏 시를 버리지 않고 간직해 온 보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2011-12-05 23:30:42 / 김태동 기자(tdongk@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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