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회 3·1절을 맞아 3·1절 기념 행사가 오전 11시 안동독립운동기념관에서 열렸지만,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이 극소수에 그쳐 독립운동의 발상지자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은 3·1운동 정신을 무색케 하고 있다.

'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면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옥 속에 갇혀서도 만세 부르다 푸른 하늘 그리며 숨이 졌데요' 초등학교 시절 익히 배웠던 강소천 작사 나운영 작곡의 이노래는 '유관순' 노래 1절로 민족의 해방을 외친 '유관순 누나'를 기리기 위한 곡이다.

1919년 3월 1일,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하고 자주독립 전개를 위한 우리 민족의 외침이 안동을 비롯한 전국에서 울려 퍼졌다.

정부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광복회 회원들에게 철도를 비롯한 시내버스 등의 무임승차 편의를 제공하고, 일반 가정에서는 전국적으로 태극기를 게양하여 그날의 의미를 기린다.

'국기게양·관리 및 보급 지침'에 따르면 '국경일, 1월1일, 국군의 날, 한글날, 현충일, 국장기간, 국민장일(조기게양)의 경우에는 전 국민이 가정에서 반듯이 국기를 게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날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시민들이 기념일에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요즘 기념일에 각 가정에 태극기가 게양된 모습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에 해마다 국가 기념일에 각 시·군별 '태극기 100% 게양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행정적 구호에 그쳐 그 성공률은 현저히 낮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3·1절인 오늘 오전 안동시청에서 담당한 도로 각 구간과 24시간 게양하는 관공서의 경우을 제외한 일반 주택과 아파트에 태극기가 게양된 곳이 '가뭄에 콩나듯' 극히 드물어 '태극기 100% 게양운동'이 행적적인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안동시는 전날인 29일 '한국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에서 횃불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정체성 확립과 선열들의 자주정신·독립운동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행사를 펼쳤음에도 행정적 구호성 행사로 끝난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작 얼굴과도 같은 각자 집 앞 '태극기 게양'이 잘 이뤄지지 않은 지금의 현실이 3·1운동의 근본적 정신을 계승하지 않은 채 시각적 효과에만 치중하는 시 당국, 시민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국가기념일에 국기 게양률이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거창한 기념일을 챙기는 시각적인 행사보다 시민들의 마음을 집약시키고, 국기를 게양하는 작은 실천이 선행 될 수 있게 할 수 있는 행정적인 뒷 받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관련사진>

2008-03-01 10:14:31 / 이기덕 기자(leekd06@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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