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61세) 영주시장의 취임 3년이 지났다. 3년 전 그는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치며,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영주에 불어넣었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자리에서 3년을 지냈으나, 경상도 토종 영주 사나이라 그런지 살뜰한 감정 표현에는 아직 서툴고 얼굴에는 쑥스러움도 묻어난다.

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나고 자라며, 그 기풍을 그대로 닮은 것이기 때문이리라 짐작해 본다.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그의 내면에는 변치 않는 선비의 순수함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는 "취임 초기 가급적이면 사적인 만남을 자제하고 영주발전을 위한 일만 하겠다는 각오를 했었다."라며 "영주시민의 정책에 대한 이해를 시간이 지나면서 높일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하며, 무던히도 바보 같고 미련스러울지라도, 고품격 도시 영주를 만드는 일에 전념을 다하다 보면 진심은 통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사랑했던 부인을 지난해 영주 선비문화축제 행사장에서 잃는 아픔을 겪었다.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큰 아픔을 가슴에 묻고 그는 일어섰다. 그가 사랑하는 영주와, 영주사람보다도 더 영주를 사랑했던 부인을 위해, 다시 한 번 우뚝 서, 시민과 했던 소중한 약속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그와 마주했다.

그는 1976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경제기획원에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1982년 미국 미시간대학원을 국비 유학으로 마치며 경제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부총리 비서관으로 근무했고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예산실 등을 거쳐 기획예산처 이사관을 지냈다.

현 이명박 대통령과는 각별한 인연으로, 2003년부터 3년간 영주시장이 되기 직전까지 서울특별시 경영기획단장으로 근무했다.

"영주를 확! 바꿨다!"라고 평가받는 지난 3년간 구체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와 영주발전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그의 구상과 생각들을 그에게서 들었다.

세계화 시대의 도래로 지방자치단체들은 글로벌 경쟁 상태에 놓여있다. 각 도시는 장점을 더욱 살리고 단점은 장점으로 승화시켜 도시발전을 이룩하려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주는 70년대까지 철도의 물류 요충지로써 연초제조창, 영주철도청 등을 중심으로 유통도시로 발전했으며, 풍기인삼, 한우 등 특산물이 풍부한 비옥한 고장이었다. 그러나 1976년을 정점으로 철도수송량감소, 일자리 부족과 수도권 집중현상 등 어려운 구조상황에 직면해 지역경제는 지속적으로 침체해 왔다.

민선 4기 출범 이후 영주는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해 생동하는 경제, 격조 높은 문화, 함께하는 복지, 감동 주는 행정을 시정목표로 다시금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살기 좋은 고품격 도시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침체한 영주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외부를 변화시키려면 내부가 먼저 변화해야 합니다. 시장으로서 영주의 발전과 혁신을 위해 영주시청 조직에 변화를 이루고자 온 힘을 쏟았습니다!"

"모든 공직자 여러분은 시장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바랍니다. 영주발전에서 보람을 찾는 일꾼이 되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정을 다해서 일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그는 영주시를 변화하고 발전시키고자 가장 먼저 이뤄야 할 숙제가 시청 공무원의 의식변화라고 믿고 있다. 영주시에는 1,000여 명의 소속 공무원이 있으며, 1,000여 명의 市長이 있다. 취임 초기부터 시청조직에 강조해 온 것이 바로 모든 직원들이 영주시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라는 것이다.

'제가 바로 영주시장입니다.'라는 문구를 시청 직원들의 명함에 모두 넣도록 권장하고 이 문구가 의식구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했다. 모든 공무원들이 영주시를 이끌어가는 책임감과 직무의식을 가지고 시의 발전을 위해 뛰어 달라는 의미였고, 이것은 적중했다.

시청공무원들을 향한 끈질긴 변화 요구에 직원들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영주발전을 향한 힘찬 행보를 함께하기 시작했다. 살기 좋은 고품격 도시 영주를 만들고자, 하나 된 힘을 원심력으로 민선 4기 출범 이후 1조 2,897억원의 투자유치와 5,143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영주경제가 서서히 살아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영주를 고품격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영주는 태백산과 소백산이 빚어낸 수려한 자연환경과 부석사, 소수서원으로 대표되는 찬란한 문화유산, 그리고 인삼, 사과, 한우를 비롯한 우수한 농축산물을 많이 생산하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고장입니다.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뿌리인 영주는 차별화된 고품격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는 영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영주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훌륭한 문화유산을 시정 전반에 접목시켜 영주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종합관광 레저기반 확충을 시도해 '고품격 관광도시' 영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영주의 전통문화를 다시 꽃피우고, 선비문화를 계승하고자 삼판서 고택복원, 선비문화수련원 조성사업을 완료했으며 무섬마을 정비, 부석사 주변 관광자원화, 금성대군 신단 성역화, 죽령옛길 복원 등 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했다.

또한, 공연문화 기반을 조성하고자 아트파크 조성과 한문화테마파크, 국립 테라피 단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한국정신문화를 대표하는 축제인 영주 선비문화축제를 개최해 풍기 인삼축제와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3년간 영주관광객이 매년 30% 이상 늘어 지난해에는 관광객 500만 시대를 열었고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영주를 21세기 글로벌인재를 양성하는 교육도시로 특화하겠다.

민선 4기 동안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은 영주 교육의 변화일 것이다. 김주영 시장의 교육정책은 영주 영어체험센터에 적혀있는 한마디의 글귀로 요약할 수 있다. 'Dream The World' 가슴에 세계를 품고 미래의 꿈을 키우라는 뜻으로 그가 직접 고심하고 정성들여 건물에 새겼다.

영주는 2007년 정부로부터 우리나라 유일의 글로벌 인재양성 특구로 지정됐다. 그의 꿈이 또 하나 이뤄진 것이다.

"겨우내 잠자고 있던 땅에서 새싹이 피어오르는 것만큼 감격스러운 광경이 또 있겠습니까. 나는 이곳 영주라는 땅에 튼튼한 새싹들이 피어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2007년에는 영주초등학교의 빈 교실을 리모델링해 영주 영어체험센터를 만들었다. 영주 영어체험센터는 단기간에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되어 다른 자치단체는 물론 국외 교장단의 벤치마킹이 줄을 이을 정도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영주의 글로벌인재양성 특구 지정과 영어체험학습센터는 미래를 이끌어 갈 우리 어린이들을 21세기가 기대하는 글로벌 인재로 키워내려면 영주시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런 성과는 2007년부터 교육부문에 100억원이라는 사상 유례가 없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 시장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주초등학교, 영일초등학교, 부석초등학교, 풍기초등학교에 거점 영어체험센터의 개관으로 영주는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영어교육 인프라를 확보하고 실용적인 국제화 교육을 강화하는 글로벌 교육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영주시는 경상북도 내에서 가장 우수한 시설을 보유한 거점 영어체험센터와 원어민 강사진을 배치해 교육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영어교육에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크게 절감했다.

영주의 교육정책은 영어교육만 강조하는 세계화 교육은 아니다. 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자라난 인재들을 우리나라의 전통 선비정신을 겸비한 올바른 정체성을 가진 진정한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는 데 있다.

이러한 그의 지론이 영주시를 세계화 지방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명품도시 영주를 탄생시켰다.

▶영주를 고부가 농·특산물 생산 유통단지로 만들겠다.

“친환경 고품질의 특성화된 농업 육성으로 2010년까지 억대소득 1천 농가가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영주는 부자 농업, 잘 사는 복지농촌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습니다."

그는 농업도시의 특성을 살리고자 정책을 고심하던 끝에 농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국 유일의 유통마케팅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더불어 영주시 우수 농·특산물 브랜드인 선비숨결을 개발·출시하고 농·특산물 명품화를 선언했다.

고부가 농특산물 생산유통도시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도시 영주사과 홍보축제행사 개최, 서울의 숲에 영주사과거리 조성하는 등 영주사과를 전국에 알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전국 최고의 품질로 최고 생산량을 자랑하는 영주사과는 서울 등 대도시에서 인기몰이를 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등 영주 농산물 유통센터 개장으로 사과유통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영주의 유명특산품 풍기인삼은 판매점이 99개에서 360개로 늘어나고 국외수출이 35만 달러에서 206만 달러로 신장하는 등 인삼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으며, 풍기인삼 클러스터사업단은 전국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영주는 현재 농업구조를 선진국형 6차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농업 진흥정책으로 2010년까지 억대 소득 1,000 농가를 육성하는 부자 농촌 만들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영주를 따뜻한 웰빙 복지도시로 만들겠다.

"그동안 펼쳐 온 모든 시정은 시민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따뜻한 웰빙복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는 풍부한 일자리가 있는 고장, 격조 높은 문화, 아름답고 쾌적한 자연이 어우러진 살기 좋은 고품격 도시를 만듭시다."

"막혔던 바람이 시원스레 흐르고, 닫혔던 마음이 다시 합쳐지며, 온 도시가 녹색으로 바뀔 때까지 영주시에 푸른 꿈을 심겠습니다."

복지도시를 완성하고자 주민생활지원과 민생안정 전담부서를 설치해 복지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저소득층 아동에게 통합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저소득 노인 가구에 건강보험료를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를 만들고자 출산장려금, 양육비 지원 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 건립, 맞춤형 건강관리 사업으로 영주는 시민 모두가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걸어서 5분 안에 녹지공간이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라며, 시내 곳곳에 공원을 만들고 있다.

그린파킹, 임시공영주차장 설치, 공공기관 담장 허물기 등 많은 시책 추진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서천에 푸른 솔숲길이 생겨나고, 초대형 소나무가 도심 속으로 들어와 걸어서 5분 안에 녹지공간이 있는 'Green city'로 변모하고 있다.

그가 꿈꾸는 살기 좋은 고품격 도시 영주는 취임 시 그가 했던 다섯 가지 약속과 함께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공직자가 깨끗하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

"왜 안 되는가? 안된다고 하기 전에 방법을 찾아라. 공직자가 청렴하고 깨끗하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 그가 언제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영주발전에 관련한 일이라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기지 않는 그는 직원들에게 규정에 얽매여서 영주발전을 가로막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한다. 중앙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그이기에 보다 긴 안목으로 영주발전의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영주시 변화의 현장이면 어디든 직접 달려가서 확인하고 꼼꼼하게 체크하고, 집무실에서는 언제나 관내 대소사를 돌보기에 바쁜 그의 하루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는 어쩌면 꿈에서조차 영주시의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를 지극히 바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언젠가 그가 들고 다니는 노트를 우연히 훔쳐본 적이 있다. 노트 안에는 이동 중 혹은 사택에서 틈틈이 메모하고 기록한 영주 곳곳의 현안사항과 그가 만난 시민들의 요구가 가득했다.

이렇게 빼곡히 기록된 사항들은 어김없이 담당직원에게 세밀하게 전달된다. 그의 이러한 일 중독은 아랫사람을 괴롭히게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주시민으로서는 참으로 행복한 일인 듯싶다

영주시가지에는 지난 2007년 영주~예천 간 도로 건설로 자칫 사라질 뻔한 소나무들이 옮겨 심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선비송이라 이름 붙여진 이 나무들에서 영주의 땅에서 나고 자란 것이라면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그의 마음을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천 년 궁궐을 지으려면 천 년의 세월을 견뎌 낼 튼튼한 나무가 필요하다! 선비송에 담긴 의미처럼, 그가 천 년을 이어나갈 고품격도시 영주를 만드는 충실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2009-10-10 23:06:17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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