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몇 송이 수놓은 치맛자락/ 청매화향 가득히 머릿수건 두르고/ 당신과 나, 숟가락 함께 담궈 가며/ 서로 먹여줄 찌개를 끓여보고 싶어. 한데 바람에 절고 절은 당신 옷은/ 갯버들 간지럼 타는 냇가에 앉아/ 펑펑 방망이질해서 얽히고 설킨 당신 설움/ 올올이 헹궈낼 거야."

"자갈밭에 널어둔 뽀얀 이불호청/ 봄볕 뜨겁다고 보채대면/ 찔레꽃 몽오리 같은 밥 한 술 그득 넣은 상추쌈/ 당신 먹여줄 테야. 뽀송뽀송 잘 말린 빨래 한가득 이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 나, 다시 태어나 부리 부비며 그리 살아 보면 당신에게 행복일까."

경북 영주 시민회관 공연장에서는 4일 오후 7시 '한국환경노래보급혐회'가 주최하고 '영주 아젠다21 위원회'가 주관한 '시처럼 노래처럼, 노래처럼 시처럼'이란 주제의 '2010 제8회 녹색환경합창제'가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장윤석 국회의원을 비롯해 박의식 영주 부시장, 박상오 교육장, 손진영 도의원, 각급기관단체장, 시민, 학생 등 400여 명이 청중으로 자리했으며, 지역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특색 있고 정감 넘치는 수준 높은 공연에 큰 감동의 찬사를 보냈다.

비둘기환경합창단의 '아름다운 세상', '꽃잎요정'을 시작으로 안동MBC 영주어린이합창단의 '아기염소', '꽃밭에서', '유모레스크', '도라지 꽃' 등의 귀에 익은 친숙한 곡들이 연주되고, 가수 현승엽이 '바다'를 노래했으며, 문학계 거성으로 불리는 이생진 시인이 자신의 작품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낭송했다.

공연은 바리톤 김병호가 '청산에 살리라',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불러 절정에 달했고 특히, 정옥희 시인은 자작시인 '나, 다시태어나면 당신에게 행복일까', '4월의 편지'를 낭송해 청중의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는 등 대구시립합창단은 '나룻배', '환경을 생각하는 한국가곡메들리', '사물놀이' 등으로 대미를 장식했으며, 출연진의 '푸른 정신' 연합합창을 끝으로 공연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한편, 한국환경노래보급협회는 음악예술의 창조성과 파급력으로 생태계 위기를 사람들에게 일깨우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감성을 자극해 자연과 교감을 이뤄 환경을 보전하는 마음가짐을 불러일으키고자 1994년 전국의 시인, 작곡가, 연주가 등에 의해 창설됐다.

지금까지 최초의 본격적인 환경뮤지컬 '반디의 노래'를 비롯해 뮤지컬 '생명의 숲' 등 약 1,100여 곡의 환경노래와 10여만 개의 환경노래 CD, Tape, Video, DVD 등을 제작해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가 선정한 21곡의 환경노래책자 '풀꽃 만나고 온 날'을 영·중·일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으며, 매년 국제환경 예술축제를 개최해 환경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영주 아젠다21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귀에 익은 아름다운 노래들이 녹색환경이라는 새로운 감성으로 우리 가슴에 다가오는 큰 계기가 됐다."라며 "행사를 주관하며, 우리의 삶이 자연과 더불어 '시처럼 노래처럼' 아름답기를 꿈꾸는 등 노랫말 같은 세상이 언젠가는 반드시 오리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라고 했다.

                    <관련사진>

2010-03-04 22:17:45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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