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어린 시절의 사진과 지금 모습뿐이지만, 이것만 가지고도 부모님께서 저를 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본명조차 확실하지 않지만, 저를 버린 부모님에게 저는 잘 지내고 있으며, 잘 자랐다는 한 마디만이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배낭을 멘 여행자 차림의 푸른 눈의 한 미국남성과 친숙한 모습의 동양여성 부부가 지난 27일 경북 영주시청을 방문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부부가 꺼낸 이야기는 여성의 잃어버린 부모를 찾으러 영주를 찾아왔다는 것으로, 이들의 애타는 사연은 영주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사연의 주인공인 'Amy tomas(36세)'는 1975년생(추정)으로 2살인 1977년 8월 4일 저녁 8시경 영주극장(현 삼성생명 건너편)에서 발견, 당시 영주읍장의 의뢰로 보육원에 맡겨진 뒤 위탁가정에서 보살핌을 받다 Holt 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녀와 남편 'Sean tomas'는 뿌리 찾기에 함께 나서기로 하고 Holt 아동복지회에 남은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를 찾고자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이름은 '구슬이(혹은 구슬희)'라고 추정하지만, 발견될 당시 2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명일 가능성이 크고, 입양 당시 기억이 전혀 없어 친부모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녀는 부모를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부모를 찾으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친부모들은 저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어떤 상황이 되었던지 이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들을 절대 원망하지 않고 진심으로 용서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Amy tomas는 입양된 후 건강하게 자라 현재 LA의 한 방송사에서 회계담당자로 일하다가 지난해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미국인 남편 Sean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곧 아이도 태어난다고 설명했다.

영주 이곳저곳을 둘러볼 예정이라는 두 사람은 "모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성격과 태도의 많은 부분이 한국인의 유전자에 의해 형성되었을 테니까."라며 "부모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과 유산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싶은 바람이다."라고 했다.

그녀는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제 곧 아이가 생기면 모국 한국의 전통과 유산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어 이 땅을 찾았고, 친부모를 꼭 만나고 싶다. 단서는 별로 없지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잃지 않겠다."라고 했다.

                          <관련사진>

2011-06-06 22:46:49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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