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군 소천면 임란의병 전적지에는 28일 오전 11시 엄태항 봉화군수와 김천일 의장 및 기관단체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하여 임진왜란 당시 봉화를 지나려는 왜군을 맞아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600여명 의병에 대한 추모제를 거행했다.

조선 선조 25년(1592)에 일어난 임진왜란 때 소천 노루재와 전피현에서 벌어진 봉화의병과 왜군의 주력부대인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 휘하의 모리요시나리 등이 거느리는 약 3천 병력과의 전투가 있었다.

임진년 4월 15일 왜적 15만이 쳐들어오자 마침 부친상을 당하여 문촌에 내려와 있던 전 성균관 전적(典籍) 류종개(柳宗介)가 7월 초 9일 생원(生員) 임흘(任屹)과 의병을 일으켰다.

인근지방에 피난한 선비들과 주민 600여 명을 모아 내성의병 대장에 류종개를 추대하고 부장(副將)에는 임흘(任屹), 참모장에 김인상(金麟祥), 권경(權경), 장서(掌書)에는 윤흠신(尹欽信), 윤흠도(尹欽道)로 하여 규약16조와 군령 5조를 정했다.

이때 함경도와 평안도를 침략했던 왜적 3천 병력이 강원도 삼척을 점령한 후 안동으로 진격하기 위하여 봉화 땅을 지날 때 불굴의 호국정신으로 맞서 싸우다가 전원 전사한 날이 음력 7월 29일이다.

이 싸움으로 인하여 왜병은 예안방면으로 도주하고 봉화, 영주, 예천, 풍기, 안동, 의성 등은 왜군이 들어오지 않아 복지(福地)라고 조선왕조실록(선조 25년8월1일)에 기록되어 있다.

류종개 대장을 비롯하여 무명 의병들의 고혼을 달래기 위하여 감관(監官) 1인과 산직(山直) 12인을 배치하여 영혼을 위로하였으나 구한말 일제침략 이후 자취가 없어졌다.

1985년 12월 봉화군과 봉화문화원 합동으로 임란의병 전적기념비를 건립하고 적석봉 7개를 쌓아 올려 매년 음력 7월 28일 추모제를 지내고 있으며, 2004년까지 소천면에서 주관했으나, 2005년부터 봉화군에서 추모제를 거행해 오고 있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추모사를 통해 "우리 민족은 숱한 외침 속에서도 선열들의 호국정신과 민족의 저력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5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라며 "자유롭고 정의로운 독립된 나라에서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은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관련사진>

- 엄태항 봉화군수의 추도사 -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그리고 임란의병 유가족 여러분!

오늘은 임진왜란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과 민족을 구하기 위해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날입니다.

먼저 3만 5천여 군민과 함께 경건한 마음으로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경건한 자리에 참석해 주신 봉화군의회 김천일 의장님과 의원님

그리고 기관단체장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민족은 숱한 외침 속에서도 선열들의 호국정신과 민족의 저력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기 모신 호국선열께서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왜군 장수 요시나리가 3천의 병력으로 강원도 삼척을 점령한 후 안동으로 진격하기 위하여 이곳 화장산을 통과할 때 스스로 의병이 되어 맨몸으로 맞서 싸우다가 600 의병들 모두가 장렬히 전사하셨습니다.

이날 전투에서 배가 넘는 적군을 살상하는 전과를 올렸으며, 왜군은 후환이 두려워 내성과 안동방면의 진군을 포기하고 울진 영덕 방면으로 패주함으로써 내성과 안동은 왜적부답(倭敵不踏)의 안전지대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독립된 나라에서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은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선열들의 애국과 희생정신을 본받아 실천하고 이를 자손만대에 가르쳐 영원히 기리고 기억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초개같이 버렸던 선열들의 희생정신과 그 역사를 바르게 배워서 다시는 같은 불행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는 실리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 주변은 어떻습니까?

지금도 일본은 지난날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우리의 고유영토인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2000년 전부터 우리역사와 함께 숨쉬어 온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가 하면, 독도 영유권 명기를 둘러싸고 양국간 갈등도 첨예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결단하여야 합니다.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만천하에 선포하고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여 선열들이 목숨 바쳐 지켜 온 이 강산을 다시는 넘보지 못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또한, 동북아의 강국이었던 고구려, 발해사를 자기들 역사의 일부라고 왜곡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 책략과 제주도 남쪽 바위섬인 이어도를 분쟁 지역화하기 위한 공작을 꾸미고 있습니다.

그것은 머지않아 남북통일 후 우리민족과 관련이 깊은 만주지방에 대한 영토와 국경분쟁에 대비한 역사왜곡인 것입니다.

호국 선열들께서 이 모든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영령들께서 목숨까지 바쳐가며 지켜 오셨던 아름다운 고장, 우리의 땅 봉화는 군민들의 화합과 결속으로 많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봉화 역사상 유래가 없었던 국책사업인 '국립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을 유치하였으며, '낙동강 프로젝트'는 새로운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세계가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무한한 성장이 기대되는 마필산업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인 태양광발전 등“신 성장동력”산업을 선점해서 우리의 후손들이 편안하고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잘사는 봉화건설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는 왜군의 침략에 맞서 목숨을 바치신 600 의사의 명복을 기리기 위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숭고하고 뜻 깊은 날을 맞이하여 지난 날 우리가 겪었던 고난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호국영령들의 높은 충절과 유훈을 가슴깊이 새기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올바른 국가관을 일깨우고 참다운 민족의 얼을 이어 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 할 것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자라나는 후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34억원의 예산으로 '임란의병 전적지 성역화'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조국수호를 위해 순국한 의병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공간을 조성해 향토의 항일 역사를 알리는 호국 및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호국 영령이시여!

조국을 위한 님들의 희생은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되어 살아 있을 것입니다. 부디 님들의 애국애족하는 음덕으로 후손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다시 한번 우리민족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호국영령들 신위 앞에 삼가 옷깃을 여미고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영령이시여! 부디 편히 잠드소서!

감사합니다. 

2008-08-28 19:38:04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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