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일주일 앞둔 7일 오전 안동중앙신시장 일대는 대목을 맞아 설 제수용품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아침부터 부산했다.

시장 어귀에 위치한 떡방아간 문틈 사이로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안에선 중년의 한 사내가 양 팔을 걷어붙인 채 떡매질에 여념이 없다.

주문을 받아 전국으로 떡을 배송한다는 이 업체의 사장은 주문량이 하도 많아 밤이 새도록 떡을 뽑았다며 우는 소릴 했지만, 두 손만큼은 떡에 고물을 얹느라 신이 났다.

노상 한쪽에선 자리싸움이 벌어졌다. 길 양편으로 세워 둔 손수레가 사람들이 다니는데 불편하니 하나를 치우라며 두 여인이 실랑이를 벌였다. 익숙지 않은 강원도 억양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흥정을 하려는 몇몇 손님들의 질문에 싸움은 이내 끝이 났다.

손님은 건대추가 가득 담긴 검은 봉지에 뭐가 아쉬운지 한 줌 더 담아 넣으려 손을 뻗었고, 주인은 팔아 남는 것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나왔다는 한 시민은 "재래시장이 주차하기도 불편하고, 좀 북적이긴 해도 대형마트보다 더 싸고 많이 주는 것 같아 인간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제사에 쓸 과일도 두개 살 걸 하나로 줄이고, 문어도 5만원짜리를 사려다 3만원짜리로 구입했다. 조상님도 이해해 주실 거라 믿는다."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중앙신시장의 한 상인은 "오늘 매출은 예년만큼은 아니지만 평소의 두 배 정도"라며 "아무리 어려워도 명절은 명절이다. 만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라며 해맑게 웃어 보였다.

모처럼 활기를 찾은 안동중앙신시장은 오늘 하루 종일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사람냄새로 가득했고, 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두 손은 며칠 뒤 만나게 될 가족 생각에 점점 무거워져만 갔다.

              <관련사진>

2010-02-07 14:07:51 / 권달우 기자(dalu80@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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