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하루 앞둔 5일, 경북북부지역의 5일장터 중 가장 크다는 영주장은, 이곳 원당로를 지나려는 많은 차량들과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었다.

원당천을 복개해 형성된 도로의 인도를 따라 들어선 상인들의 좌판으로 열리는 영주5일장터는 설날을 하루 앞두고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과 장보기를 하려는 사람들이 엉켜 도로는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오전 11시경에는 때마침 나타난 각설이 분장 엿장수의 신명 나는 품바타령 한판은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기도 했고, 이 엿장수는 하나에 2천원, 5천원에 3개 하는 엿을 연신 신나게 팔기도 했다.

그러나 영주5일장터는 명성과 달리, 원당로의 O마트를 중심으로 100여 미터 거리의 인도와 골목에 만 형성되어 있고, 군데군데 떨어져 따로 벌린 좌판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지만, 없는 게 없을 것 같은 전통재래시장의 풍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예천이 고향이라는 장터의 상인 K모(남,49세)씨는"장이 어정쩡한 건 대목이 짧아 시내중심가의 재래시장 쪽과 분산되어 그렇다."고 했다.

설 장보기를 하기 위해 재래시장을 찾았다는 영주시 휴천동의 B모(여,53세)씨는 "장보기가 어렵다."며, 보이는 건 비슷비슷한 수입 가공식품들이 많고  상에 올릴 재수 가격도 “그리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또, B씨는 속살을 발라놓은 명태 한 소반을 5천원에 여러 곳의 좌판 중 가장 싸게 파는 곳에서 구입을 했는데 "오후가 되니 반값이다."며,"그런데 이상한 건 비싸게 파는 사람이 싸게 파는 집으로 물건을 가져다주는 게 보인다고 했다.

영주중심가 재래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하지만 "대목을 맞아 5일 장터로 나왔다."는 A모(남,48세)씨는, 좋은 자리 두고 왜 따로 떨어져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침 일찍 나와서 자리를 잡긴 해도 그쪽에는 자리를 잡을 수가 없다."며, 그쪽의 상인들은 조직을 결성해 장을 돌아 상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리고 아예 철길 건너로 자리를 잡았다는 한 상인은 "처음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멋모르고 아침 일찍 O마트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가는 건장한 사람들로부터 혼 줄 난다."며, 자릿세와 상인회 가입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요구해 "재래시장은 없는 사람들이 함부로 장사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했다.

장이 서는 날이면 차량이 밀려, 교통정리로 몸살을 앓는다는 경찰관계자는, "전통시장 사실은 불법이 많다. 그러나 단속을 하기에는 법의취지를 벗어나는 한계가 있다."며,"영주시가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비가림시설 등으로 상인들을 유도하려는 것도 이면을 보면 무색하다."고 했다. 

한편, 하루 종일 한산한 모습을 보인 영주중심가의 재래시장과는 달리 그래도 바쁘게 하루를 보낸 영주 5일 장터는 파시가 가까워지면서, 순식간에 장터가 비워지고 일부상인들만 늦도록 장터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관련사진>

2008-02-05 19:33:11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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